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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타 사진展 (3.21-5.25) 로댕갤러리(박소영)/ 2008-04-01 오후 8:00:01 N

No.786646
  • 작성자 김새미
  • 등록일 : 2013.04.29 10:43
  • 조회수 : 174

 

 

 

 

 

 

 

 

김아타…그는 셔터를 짓누른다, 지우기 위해…
로댕갤러리서 개인전… 특유의 복수 이미지 중첩作 눈길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최후의 만찬’ 앞에서 포즈를 취한 김아타는“이미지 이면에서 끊임없이 담론이 생산된다는 게 내 작업의 가치”라고 말했다. 그가 담론의 경연장이 된 현대미술의 각광을 받는 것은 자연스런 귀결이기도 하다. 로댕갤러리 제공

'온-에어 프로젝트 055-2: 리듬&블루스'(30분 노출),188x248㎝, 2004

그는 기록과 재현이라는 사진의 목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범인(凡人)들은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지만, 그는 지우기 위해 카메라의 셔터를 누른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결국 사라지므로, 그가 무엇인가를 기록한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그것은 소멸의 기록일 것이다.

2006년 사진전시로 이름 높은 미국 뉴욕의 국제사진센터(International Center of Photography)에서 아시아 작가 최초로 개인전을 가졌던 사진작가 김아타(金我他ㆍ52)의 국내 전시가 21일부터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김아타 개인전(Atta Kim: On-Air)’. 비자금 추문으로 잔뜩 움츠린 삼성미술관이 올해 처음 선보이는 전시로, 뉴욕타임스 등의 호평과 함께 국제미술계에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ICP 전시작과 이후의 신작들이 반반씩 소개된다.

공학도 출신 김아타의 20년 사진 이력은 시리즈로 분절되는 그의 작업 스타일과 달리 하나의 키워드로 요약된다. 떼려야 뗄 수 없는, 누구에게나 강박처럼 들러붙어 있는 ‘존재’. “나는 나 아닌 것들과의 관계, 통합에 의해 이뤄집니다. 제 작품은 전체와 존재에 관한 이야기예요. 아이덴티티(identity)라는 건 지구 멸망의 날까지 지속될 제 관심이죠.”

이번 전시에서 나(我)와 남(他), 삶과 죽음, 시간과 사멸 같은, 그가 골똘히 응시해온 묵직한 주제들은 장시간 노출과 이미지 중첩이라는 테크놀로지의 진보와 반갑게 조우했다. 사진 찍는 데 걸리는 시간은 통상 몇 초의 찰나지만, 김아타에게 그것은 최대 25시간까지 확장된다.

섹스 하는 커플에 1시간, 한일 축구경기에 2시간, 차량과 행렬로 붐비는 뉴욕 타임스퀘어에 8시간, 녹고 있는 얼음덩이에 25시간 동안 카메라의 조리개를 열어두니, 흐릿하고 모호한 형상 한 덩이만 남는다.

하지만 그 형상 안엔 그 시간 동안 벌어진 모든 사건들이 빠짐없이 기록돼 있다. 다만 움직임은 섬멸하고, 멈춘 것만이 의구할 뿐이다. 경기장의 광고판과 골대는 또렷하지만, 두 시간 동안 죽도록 달린 축구선수들은 점으로도 남지 못했다.

복수의 사진을 불투명 이미지로 겹겹이 쌓은 이미지 중첩 기법의 작품들은 아와 타가 결국 동일하다는 작가의 아이디어를 보다 간명하게 시각적으로 제시한다. 아랍 남성의 부드러운 초상으로 보이는 <세계인>은 100개국의 남성 100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각기 초상사진을 찍은 후 중첩한 작품. “잡종교배가 우수하다는 것을 직접 확인시켜주는 비빔밥 시리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차용한 동명의 작품은 예수와 12제자의 역할을 13명의 모델이 번갈아 촬영한 65컷의 사진을 하나로 포갰다. 고로 예수의 얼굴에 유다의 얼굴이, 베드로의 얼굴이 비치고, 유다의 얼굴에선 예수와 베드로의 흔적이 보인다.

김아타의 이 같은 방법론은 그 자체로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사진매체가 아니고선 구현이 불가능한 그의 철학적 주제와 만나 강렬하게 폭발한다. “사진이라는 매체의 표현력은 퍼센테이지로 말하자면 이제 10% 정도 보여졌다고 봐요. 기술의 진보와 함께 나머지 90%의 영역이 드러나겠지요.” 그가 수많은 매체 중에 카메라를 자신의 입으로 선택한 이유다.

이번 전시에 새로 선보이는 작품 중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건 인도의 만상을 하나의 이미지로 압축한 ‘인다라 시리즈’. 인다라는 인디아와 만다라를 합성한 말로, 만 컷이라는 어마어마한 분량의 사진을 한 장으로 중첩시킨 작품이다. “보통 하루에 1,000장도 찍기가 어려워요. 아침부터 나가 사진을 찍는데 오후 4시쯤 되면 정말 세상이 하얘보입니다. 카메라를 못 들어 어깨에 올려놓고 셔터를 눌러야 할 정도로 힘들죠.”

그러나 1만장의 사진을 겹쳐 만들어진 이미지는, 허망하게도, 모노크롬 회화 같은 옅은 갈색의 단색 사진. “엄청난 기분이었습니다. 그 단색의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데, 만 개의 사건이 거기서 스멀스멀 기어 나오더라고요.” 그는 앞으로 성경과 코란을 한 장의 사진에 중첩하는 작업을 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아타가 동서를 불문하고 가장 많이 받는 질문, “불교 신자입니까?” 그는 고개를 젓는다. 그저 불교사상에 깊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동양인일 뿐이라며. 5월25일까지. (02)2259-7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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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 관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사이트로 들어가보세요~~~

http://rodin.samsungfoundation.org/rodingallery/rodin/exhibition/on-air/page/

 

 

 

 

 

 

 

-2008-04-01 오후 8:00:01

-작성자: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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